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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접촉자 자가격리 명령 4일째

블로그 소계/일상

by 자기개발 31' 2020. 11. 3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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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일이 일이 너무 바빴다.

그렇다고 오늘 공부를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포스팅을 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글쓰기 좋은 주제 거리가 없나 생각을 하는 와중

확진자 접촉자로 격리받고 있는 지금 내 사항을 글로 남겨봐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11월 27일 금요일

회사로 나오지 말고 집에서 전산에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었다

코로나 때문에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시행하겠다고 했던 우리 회사 덕분에 미리 노트북도 대여받아왔었고

몇 번 집에서 근무해본 적 있기에 별생각 없이 들어갔었는데

사내 메신저 내용은 가볍게 생각할 내용만은 아니었다.

16층 확진자가 나왔으니 16층 근무 중인 직원들 이름 전화번호 살고 있는 주소를 다 보내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사실 지금도 그날도 난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 거라는 걱정도 실감도 나지는 않는다.

그냥 2시에 퇴근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어제 먹다 남은 샌드위치 반쪽이 있어 먹고 있는데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접촉자로 보건소에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대중교통, 택시를 이용하지 말라고 해서 뚜벅이인 난 정말 한참 걸어 올라온 것 같다.

보건소는 원래 이렇게 산 꼭대기에 있는 건지? 우리 동네만 이런 것인지 한참을 고민하던 찰나 도착을 했다

간단한 정보 체크 몇 가지를 열 체크를 했는데 춥다고 핫팩을 양손에 쥐고

여기저기 만져댔더니 온도가 너무 높게 나와서 기다렸다가 다시 재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너무 죄송했다.

 

검사는 기다란 면봉 두 개를 목에 한번 코에 한번 쑤셔대는 걸로 끝나는 아주 간단한 거였다

결과는 다음날 나온다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예전에 친구도 검사를 받은 적 있는데 음성이 나오니 그냥 다음날부터 바로 돌아다닐 수 있다 하기에

집에 갇힐 거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물 한 병만 사들고 집에 왔다.

그게 문제였던 거 같다.

 

 

다음날 분명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오늘부터 이 주간 밖에 나가시면 불이익이 있다는 보건소 직원의 전화가 왔다.

참고로 나는 혼자 살지만 엄마 집 5분 거리에 살기 때문에 집에 먹을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혼자서 차려먹으면 버리는 게 더 많기도 하고 처리하기 귀찮기 때문에 그냥 먹고 싶거나

만들어먹고 싶으면 5분 거리 엄마 집에 가서 만들어먹었던 거 같다.

집 냉장고에 있는 거라곤 우유, 물이 끝인 사람

 

딱히 배민에 당기는 것도 없고 그래서 그냥 쫄쫄 굶고 있었는데 집에만 있어야 한다니 조금 화가 났다.

집 앞에 맛있는 식당이 얼마나 많은데

또 이 와중에 이쯤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감기 기운이 그저께부터 올랑 말랑해서

집에 타이레놀이 있나 뒤졌는데 하나도 없는 것이다...

전화해서 집 바로 밑에 편의점 있는데 이거 사러 나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직원이 사다 줄 순 있는데 엄청 느리다는 답변뿐..

 

걱정할까 봐 가족한테 말하지 않고 있다가 혼자 가만히 끙끙대다가 두통 때문에 미쳐버릴 거 같아서

동생한테 사다 달라 부탁을 한 거 같다.

부탁하는 김에 내일 먹을 물은 쿠팡으로 시킨다지만 나 지금 너무 목이 말라죽어버릴 거 같아

물도 사주고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어 편의점 도시락이랑 집에 먹을꺼좀 있으면 갖다 줘

나 격리 중이니까 문 앞에 두고만 가줄래 라고 절규에 가깝게 외쳤던 거 같다

 

동생이 전달했는지 엄마가 그 말을 듣자마자 약과 당장 먹을 밥 깡통 조림을 동생 손에 바리바리 쥐어 보내주시고

2-3번에 걸쳐 고등어조림 쥐포 무침 생굴 무채를 차돌박이 항정살 등 2 주가 아닌 1년 전쟁 치를듯한 식량을 보내주셨다.

덕분에 다행히 잘 먹고 잘 자고서 감기 기운은 이틀 만에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 늦잠 좀 자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보건소에서 전화가 와서 위생키트랑 격리 통지서를 가지고 온다고 해서 알겠다 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잠 좀 더 자게 올 때 전화 주지라는 생각을 했을 무렵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받아본 키트 안에는 소독제와 소독제 온도계와 의료용품 수거봉투

그리고 나가지도 못하는데 마스크가 엄청 많이 들어있었다.

 

안전 수칙을 읽어보니 앞으로 나오는 모든 쓰레기는 의료 쓰레기로 버려야 하나보다.

 

6시쯤 전화 와서 자가격리 안전보호 앱 하나를 다운 받으라고 했다

보통 집에 있으면 핸드폰을 잘 안 보고 무언갈 아이패드 아님 노트북으로 해서 폰을 많이 던져두는데

폰 사용 없으면 수시로 전화해서 폰 움직이라고 머라 한다

처음에 방해금지 모드 해 논거 모르고 있어서 온 가족한테 전화 가서 방해금지 풀라고 혼났다

 

 

다음날 월요일

보급품이라며 담당공무원이 직접 보급박스를 가져다주셨다. 대부분 갓뚜기제품

나라에서 공짜로 먹을꺼도 나눠주고 회사에서 재택 안시켜줬으면 꽁돈도 줬을텐데..

좋은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은 더 많다.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집에서 일하느라 폰을 어딘가 방치해두고 습관이 안돼서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꾸 전화가 왔다. 너무 귀찮았다. 몇분간격으로 건드리면 전화 안하냐고 물어봤는데 안알려준다.

집에만 있어서 풀어뒀던 미밴드 다시 차고 오래 앉아있으면 경고 30분 단위로 맞춘뒤

30분에 한 번씩 폰을 건들여주니 딱히 연락은 안 오는거 같긴하다. 그치만 안 하던 짓 하려니 너무 귀찮았다.

 

사실 나는 집순이고 원래도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서 딱히 불편한 점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나가지 말라니까 나가고 싶고, 벌써 4일 만에 많은 점들에 불편함을 느꼈다.

 

1. 흡연자인데 담배가 2갑뿐이 남지 않았다는 불안함

 

2. 고양이와 함께 사는 베란다 없는 투룸,

  매번 봉지에 여러 번 싸서 복도에다가 고양이 똥을 나 두고 매주 토요일마다 치웠었는데

  집안에 있는 건 빼지도 못해 이번 주 토요일 치워주지 않았더니 옆집에선 쓰레기 버려달라 민원

  혹시 새벽에라도 마스크 쓰고 1층에 쓰레기만 버리고 오면 안 될까요? 했는데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안된다 함

  아마 예상되는 곧 맞이할 냄새와의 전쟁

 

3. 자꾸 전화 와서 짜증남

   남자 친구랑도 이렇게 자주 연락 안 하는데 진짜 자꾸 너무 자주 수시로 전화함

   하루 두 번 자가 체크하는 것만 잘해준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폰 수시로 안 만진다고 전화

   머 하고 있냐 전화 / 한번 안된다 해서 알겠다 했는데 다시 또 전화해서 안된다고 전화

   또 다른 부서에서 전화 와서 다시 또 안된다고 전화... 잠시 후 또 안된다고 전화..

   자기들끼리 공유하고 제발 나한테 불필요한 전화는 그만해 줬으면 하는 답답함

 

빨리 격리 끝나고 헬스장도 가고 싶고 남자 친구도 보고 싶다.

애뜻한 시기는 지났지만 예고없는 2주간의 쌩이별은 좀 그렇다.

 

그치만 회사 내에 추가 감염자가 4명이 더 나오고 나도 열이 났어서 혹시나 감염자가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들긴한다

코로나로 내가 잘못될까 하는 불안함보다는

나는 젋어 면역력이 괜찮다 하지만, 혹여나 면역력 약한 우리엄마같은 다른 사람에게 옮길까봐 그게 불안한거 같다

그래서 격리가 풀린다고 해도 당분간 돌아다니진 않고 사람만나는것도 자제 할 생각이긴 한데

쓰레기 처리와, 수시로 오는 저 전화, 배터리 잡아먹는 감시받는듯한 저 앱은 하루라도 빨리 지워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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